휠체어는 탑승불가… 문턱 높은 경기도내 시외·광역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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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상버스 90%이상 시내서만 운행... 배차간격 길어 4~5시간 대기
자료사진. 이미지투데이
#1. 용인특례시에 사는 A씨(36·여)는 다른 지역에 갈 일이 생길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탈 수 있는 교통수단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A씨는 “시외버스는 탈 생각도 못하고, 광역버스는 저상버스가 있더라도 극히 일부에 불과해 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며 “콜택시는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다보니 외출 자체가 곤혹스러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2. 시흥시에 사는 지체장애 1급 장애인 B씨(52)도 버스 탑승은 포기한 지 오래다. 집 앞을 오가는 시외버스를 타면 평소 좋아하는 화실까지 수월하게 이동할 수있지만, 시외버스는 저상버스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버스를 타는 건 거의 포기하고 살고 있다”고 말하며 씁쓸해 했다.
서민의 발이라는 경기도내 버스의 저상버스 보급률이 저조해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침해 받고 있다. 시외버스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저상버스가 한 대도 없고, 광역버스 보급률은 10%대에 그치기 때문이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저상버스는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탄 채 버스에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을 설치한 버스다. 현재 도내에는 전체 1만4천79대의 버스 중 4천412대(31.3%)가 저상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저상버스 중 75% 이상인 3천328대는 시내버스이고, 17% 이상은 마을버스로 운행 중이다. 저상버스 10대 중 9대 이상은 시내 운행만 하는 셈이다.
수도권 곳곳을 오가야 하는 광역버스의 경우 7.5%에 해당하는 331대만 저상버스로 운행 중이다. 이는 전체 광역버스 2천949대 중 11.2%에 해당하는데, 휠체어장애인은 10대당 1대 꼴로 오는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기도 하다.
게다가 시외버스는 단 한 대도 저상버스가 없다.
그나마 이들의 발이 됐던 특별교통수단 장애인 콜택시도 지난해 12월 증차 없이 수도권 광역 운행을 시작하면서 출퇴근 시간 평균 배차가 4~5시간까지 늘어나 불편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저상버스 도입 비율이 낮은 것은 버스회사들이 도입 비용이 비싸고, 연비 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저상버스 도입을 꺼리고 있어서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교통약자가 대중교통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과 시설을 만들고 적극적인 인식개선을 이끌어야 한다”며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저상버스 도입 시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시내버스 공공관리제에 속하지 않은 시외버스 등에 이를 강제하기는 어렵다”며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새 차량이 개발되면 2026년부터는 시외 노선에도 저상버스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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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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